비잔틴의 광채를 품은 영혼의 안식처 라벤나 여행

2023. 12. 19. 10:20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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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나 여행
라벤나 여행

비잔틴의 광채를 품은 라벤나의 모자이크 예술

서로마 제국의 마지막 수도였으며, 8세기 비잔틴 제국의 중심도시인 라벤나는 초기 기독교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라벤나에 반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감탄을 금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모자이크, 즉 이 도시가 비잔틴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증거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바실리카와 세례당의 벽과 천장을 장식하고 있는 이 생동감 넘치는 예술품은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라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종교적인 해설가 역할을 해줍니다. 산 비탈레(San Vitale) 대성당은 다양한 예술품과 볼거리를 가득 제공해 주었습니다.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정교하게 꾸며진 모자이크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며, 그중에서 특히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테오도라 황후의 모습을 묘사해 놓은 모자이크 작품이 신비함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생생한 색감과 금색의 타일이 한데 어우러져 수 세기 전의 이야기를 현재 들려주는 듯 빛과 그림자의 향연이 이 특별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 같았습니다. 라벤나에서 가장 오래된 기념물 중 하나인 네온 세례당은 꼭 관광해야 할 또 다른 명소입니다. 그리스도의 세례를 묘사한 천장화는 중앙에 예수님과 돔 주변의 12제자들을 배치하여 그 시대의 현장감과 영적인 느낌을 주며, 그 순간으로 시간여행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주는 장소입니다.

군주들의 영혼의 안식처 영묘 문화와 건축물

라벤나는 모자이크만 있는 도시가 아니라 군주와 작가들의 영묘가 있는 영혼의 안식처의 도시이기도 하며, 과거 이곳을 거닐었던 사람들의 삶과 유산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갈라 플라키디아 영묘가 인상적입니다. 현지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강력한 로마 황후였던 갈라 플라키디아가 그녀의 생애 동안 이 무덤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묘의 외부는 아치형의 벽기둥의 작은 사각형 타워 형태로 단정한 모습이며, 내부는 벽돌로 된 돔 지붕에 대리석판으로 꾸며 화려한 모자이크로 덮여있습니다. 푸른 바탕의 하늘에 황금빛의 십자가와 그 주위에 촘촘히 박힌 별들, 그 밑으로 4개의 벽면에 경배하는 사도들이 수놓아진 돔의 모자이크성화는 창문으로 은은하게 비쳐 그녀의 고귀함과 영원한 안식, 성찰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한 고요한 분위기를 줍니다.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탈리아의 위대한 음유시인 단테 알리기에리의 소박하지만 안타까운 무덤이 있습니다. 그는 라벤나에 머물면서 영원불멸의 거작 ' 신곡'의 대미를 장식하는 '천국'을 마무리하고 말라리아에 걸려 생을 마감했다. 피렌체는 단테가 태어난 곳이지만, 그가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안식을 취한 곳은 라벤나였다. 그곳에 서서 라벤나 도시가 주는 문학적 영감과 평온한 안식의 의미를 다시 되새길 수 있었으며, 이 도시만이 가진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현지 요리의 즐거움과 현지인들의 독창적인 삶

아드리아 해의 영향을 받은 라벤나에서는 독창적인 현지 요리를 맛보지 않고는 여행이 완성될 수 없으며 바다향을 가득 품을 수 있는 식사의 재미를 북돋아줍니다. 바다에서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판매하는 시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 조개, 오징어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특히 갑오징어 축제 (Sagra della Seppia)를 열 정도로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지역으로 이 도시의 모든 레스토랑에서는 오징어 먹물을 활용한 요리와 생선 스튜인 브로데토가 주 메인요리로 제공됩니다. 고풍스러운 카페에서는 피아디나(현지 플랫브레드) 향이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잘 구워진 얇고 부드러운 빵에 스콰드론 치즈나 살루미를 얹어 가벼운 점심식사 또는 간식으로 먹는 이 음식은 겉바속촉의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라벤나의 요리는 다양하고 오랜 역사만큼이나 풍성합니다. 현지 트라토리아에 앉아 고소한 버터 세이지 소스에 흠뻑 적신 카펠레티(속을 채운 파스타) 한 접시와 현지 음악가들의 활기찬 로마뇰 민요 연주가 한데 어우러져 여행의 저녁 만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라벤나 거리를 거닐며 도자기부터 보석까지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아기자기한 부티크는 장인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기술을 체험하면서 현지인들의 자부심과 세미함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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